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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제주 바다, 무한한 자유로움, 올레카약 허재성 대표를 만나다

 

 

제주 바다, 무한한 자유로움, 올레카약 허재성 대표를 만나다
 

바다에서 조류를 만나면 거스르지 말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야 한다는 허재성 대표, 당황해서 물살을 헤치려고 급하게 패들링을 하면 체력이 금방 바닥나니 조금 우회하겠다는 생각으로 여유 있게 루트를 그리라 조언을 건네늫 허재성 대표. 카약 투어링에 나선 이들에게 알려주는 충고가 왠지 인생 얘기인 것 같아 귀가 쫑긋해지는데요. 우연히 접한 카약으로 운명을 바꾼 ‘올레카약’의 허재성 대표를 만나 제주 바다와 카약, 올레 바닷길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카약 좌석에 앉아 발을 앞으로 하고 노를 좌우로 번갈아 저어 빠르기를 겨루는 카누 경기.

세부 종목으로는 1인조, 2인조, 4인조. 이렇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나선형으로 날렵하게 뻗은 카약 안에 사람이 들어설 공간은 고작 한 뼘. 그러나 몸을 싣는 순간 세상은 전부 내 차지입니다. 누구는 높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오르고, 누구는 심연 깊은 해저로 빠져들지만 나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해발 0m. 늘 두려움과 안정, 스릴과 환희를 느끼게 하는 고도입니다.

 

카약을 움직이는 도구는 패들이지만, 나를 움직이는 동력은 제주 바다인 것 같아요. 잔잔한 너울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심술궂을 정도로 격하게 출렁이고, 눈부시게 아름답던 쪽빛은 금세 검고 어둡게 변합니다. 이런 점에 반해서 빠져들었지도 모르죠. 바다는 늘 살아 움직였으며, 그런 바다와 친하고 싶었고, 바다의 중심에 다가서고 싶었어요.

 

그래서 바다는 인생이 됐고 운명이 됐으며 세상이 된 겁니다. 카약에 몸을 실으면 느긋하게, 성마르게 다가선 나를

바다는 온몸으로 반겼다가 달랬다가 또 화를 내곤 해요. 나는 그런 바다가 어미처럼 마냥 좋습니다.” - 허재성 대표

 

 

카약, 허재성대표, 올레카약

 

 

▮ 우연에서 운명으로, 카약으로 움직이다

 

허재성 대표는 수십 년간 일간지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특히 레저 전문 잡지의 사진 촬영을 전담하며 레저 스포츠의 다양한 현장을 체험했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 유독 카약 취재에 동행한 경우가 잦았으며,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카약을 타고 촬영한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다른 사진기자들이 카약이라면 혀를 내두르고 질색할 때 그만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자연스레

카약 전문 사진기자가 됐으며, 카약에 점점 심취해갔다고 합니다. 자신이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요.

 

수십 년간 몸담은 회사를 박차고 그가 찾은 곳은 바로 선박용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제조사였어요. 그는 7개월간 출근하다시피 하며 FRP를 활용한 카약 제조법을 터득했지요. 미국에서 사용하는 카약 도면을 우연히 구했고 연구를 거듭하며 매달린 끝에 그는 길이 310cm, 폭 78cm의 카약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감개무량했습니다. 촬영하다가 접하게 된 카약을 이제 직접 만드는 수준까지 됐으니까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향인 제주에 가서 카약과 관련한 일을 해야지 하며 구체적으로 구상했습니다. 카약으로 제 두 번째 인생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라며 허재성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어요.

 

가족과 카약을 꾸려 고향인 제주도 서귀포시 법환동 포구에 정착한 그는 ‘바당카페’와 ‘올레카약’을 운영하게 됩니다. 법환동 포구는 태풍이 한반도로 접근할 때 TV 방송 화면에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죠. 거센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뒤덮는 모습이 매우 극적인 데다 포구 뒤쪽으로 펼쳐진 거친 바다에 떠 있는 섬이 위태롭게 보여 악천후 느낌을 잘 전달하므로 한마디로 그림이 됩니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제주 앞바다에는 제가 개척한 올레 바닷길이 있습니다. 제가 세계 곳곳을 다니며 경험해본 결과, 앞으로 국내에서도 해양 레저가 큰 인기를 끌것으로 봅니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는 레저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서귀포 앞바다에서 카약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라며 그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어요.

 

 

카약, 허재성대표, 올레카약

▲허대표가 직접 만든 카약

 

 

카약에서 바다를 만지고 파도를 느끼다

 

법환동 포구를 바로 눈앞에 둔 바당카페는 커피와 샌드위치, 와플 등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음식과 맥주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복원력 뛰어난 카약 다수를 보유하며 올레카약도 운영하고 있어요. 또 허재성 대표는 제주섬문화학교인 한라산학교에서 올레카약 투어링을 강의하기도 합니다.
 
맑은 날에 보는 법환동 포구는 부드러운 해안선과 투명한 바다가 어우러진 전형적 제주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특히 포구 앞 멀리 보이는 범섬과 새끼섬이 솟구친 모습은 가히 인상적입니다.
바다에서 즐기는 카약은 화산섬 제주의 풍광을 색다른 각도에서 감상하는 묘미를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발 0m의 수면에 앉아 바라보는 아기자기한 해안선과 한라산, 한데 어우러진 알록달록한 지붕들은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법환동 포구에서 출발해 외돌개를 거쳐서 서귀포항 입구인 새연교까지 약 4.5km 구간은 초보자에게 적당한 코스이기도 해요. 한 시간 반 소요되며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난이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레길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를 바다에서 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자랑거리.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고 인사도 나누면서 즐길 수 있는 바다 올레길이라고나 할까요?

 

모슬포에서 출발해 형제섬을 왕복하는 투어는 카약 경험자에게 추천하는 코스. 형제섬은 모래톱이 있어서 상륙도 가능한 곳이다. 이곳에 머물며 걸어서 섬을 둘러볼수 있고 낚시도 할 수 있답니다. 형제섬 카약 투어는 두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산악·암벽·자전거·해양 레저·올레꾼 등 모든 스포츠 동호인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쉬어 갈 수 있는 베이스캠프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곳 통합 레저형 베이스캠프에서 교육, 숙박, 장비 구매와 대여, 음식 판매 사업 등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제주를 국제 레저 스포츠의 섬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카약, 허재성대표, 올레카약

 

 

올레카약 허재성 대표의 포부와 계획 아래 또다시 붐을 일으킬 제주가 벌써부터 기대되지요? 드넓은 제주 바다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사는 허재성 대표, 앞으로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열망을 맘껏 펼치며 살기를 기원합니다.

 

* 자료출처 : K-water 웹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