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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세계 눈조각축제에서 한국을 널리 알리다_ 조각가 김승림

 

 

세계 눈조각축제에서 한국을 널리 알리다_조각가 김승림

 

오랜 전통과 퀼리티를 자랑하는 스위스 그린델발트 국제 눈 조각 대회에서 우리나라 팀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사실,

혹시 알고 계시나요? 거듭 실력을 인정받은 우리나라 대표인 화천팀을 이끈 수장이 바로 조각가 김승림 작가입니다.

고향에 정착하면서 눈과 인연을 맺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그를 흰 눈 수북이 쌓인 화천에서 만나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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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델발트 세계눈축제 연속 1위에 빛나는 김승림 작가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 캐리어에 든 짐은 끌과 삽이 전부였던 우리의 화천팀은 그린델발트에 도착하자마자 장비를 꺼내어 들었습니다. 거대한 산을 이루는 3.5m 높이의 눈 덩어리 앞에 선 그들은 잠시 주춤거렸을 뿐 이내 호흡을 가다듬고 눈 산을 올랐어요. 한국에서 미리 제출한 설계도는 따로 필요치 않았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작품이 완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각자 맡은 부분을 묵묵히 깎고 다듬기를 일주일. 우리나라 전통 풍물놀이를 재현한 눈 조각은 많은 이의 호기심과 발길을 모았고, 기나긴 심사 끝에 그들은 1위라는 영예를 안았는데요. 출전한 선수들이 각 팀에 매기는 상호 평가에서 당당히 1위, 그리고 관광객이 매긴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

 

이듬해에도 스위스 그린델발트 세계눈축제에 참여한 그들은 관광객 부문에서 2년 연속으로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그들이 만든 작품은 ‘신비한 미소를 머금은 동양의 소녀상’으로, 125번째 세계눈축제를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한글로 ‘축하합니다’라는 글귀를 새겼습니다. 대단한 장비 하나 없이 거듭 실력을 인정받은 우리나라 대표인 화천팀을 이끈 수장, 바로 조각가 김승림 작가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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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온 고향, 눈이 반긴다

 

김승림 작가가 눈 조각을 시작한 것은 고향 화천으로 돌아온 10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흙, 나무, 대리석 등으로 인체를 섬세하게 표현 하는 구상 조각 작품을 주로 발표해온 만큼 눈이라는 소재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나 조각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작가가 귀향했다는 소식을 듣고 화천군청에서 찾아오면서 눈과 그의 인연이 시작됐죠.

 

“화천에서 산천어축제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죠. 산천어축제를 우리나라 대표 겨울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군청에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저를 찾아와 눈으로 조각 작품을 만들어달라고 하더군요. 이전까지 눈 조각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고향이 발전하는 일이라면 뭐라도 해 보자라는 심정으로 뛰어든 게 벌써 10년째입니다. 매년 산천어축제 때 선보이는 대형 눈 조각 작품은 저를 비롯해 제가 아는 조각가들을 죄다 불러 모아 만들고 있습니다.”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화천산천어축제를 찾는 순간, 거대한 눈 조각이 발길을 잡습니다. 화천산천어축제를 대표하는 얼곰이 성, 산천어, 얼곰이 배 속, 만화 캐릭터, 눈사람 등 눈을 소재로 제작한 조형물이 다양합니다 이제 얼곰이 성 주변의 눈 조각은 화천산천어축제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이자,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로 자리 잡았답니다. 그의 소원대로 고향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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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성 대신 선택한 지역 사랑

 

강원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조각가의 길을 걷고 있는 김 작가는 지난 1987년 강원미술대전 특선을 시작으로 신사임당 미술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상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화천군 하남면이 고향인 김승림 작가는 지역 발전과 축제 성공을 위해 주민의 한 사람이자 자원봉사자 입장으로 축제 조직위원회의 중책을 기꺼이 맡아 매년 눈 조각품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김승림 작가와 조소를 전공한 후배, 제자 등 15명의 조각팀은 축제 기간 내내 분주합니다.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눈 조형물인 만큼 날씨라도 따뜻해지면 외형이 변형되기 때문입니다.

 

눈 조각품은 소멸되기 때문에 ‘영원성’은 없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추위와 싸우다 보면 애향심도 높아진다는 게 김승림 작가의 설명이에요.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타 지역 눈 조각품을 압도할 수 있는 대규모 조형물 제작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 또한 팍팍~! 불태워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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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雪)에 눈(眼)을 뜨다

 

화천팀은 김승림 작가를 비롯해 이정주·김훈 조각가 등 민간인 3명과 조부현 화천군 관광정책과 담당, 박순신 화천군 지역경제과 주무관 등 행정지원팀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어요.

 

화천팀이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수상한 그린델발트 세계 눈축제는 1993년 일본의 한 조각가가 거대한 하이디 얼음 조각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답니다. 이후 매년 1월 중순에 일주일간 해발 1034m의 고원에 자리 잡은 산악 빙하 마을 그린델발트에서 독일, 캐나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러시아, 스위스 등 전 세계 예술가들이 팀을 이뤄 얼음과 눈으로 조각 작품을 제작하고 있어요. 축제장은 그린델발트 시내 중심부에 마련한 자연 아이스링크이며, 폐막식 때 작품의 독창성과 솜씨를 따져 수상작을 결정하곤 합니다.

 

“참가국 대표들의 상호 평가 부문에서 1위를 한 것도 영예롭지만 당일 참여한 3만여 관광객이 투표하는 관광객 평가 부문에 서 1위를 한 것은 오로지 작품 하나만 보고 객관적 평가가 이뤄진 것이기에 그 기쁨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죠.” 김승림 작가는 그때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듯 감개무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외국팀들은 미니 트랙터 등 최신 장비를 동원해 조각했지만, 화천팀은 끌 2개와 삽 3자루만으로 조각에 도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기에 그 결과는 더욱 값집니다. 관광객이 기계로 조각하는 것보다 삽과 끌로 일일이 다듬고 손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높이 평가해준 모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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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승림 작가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린델발트 세계눈축제에서 인연을 맺은 유명 외국 작가를 한국에 초청해 대대적인 눈 조각 대회를 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습니다. 그의 소망이 머지않아 곧 실현되기를 염원해봅니다~! 

 

* 출처 : K-water 웹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