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과 유의태는 왜 물이 다 같은 물이 아니라 했나
의술의 기본은 사람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살리기 위해 짓는 약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MBC 드라마 허준에서 스승 유의태는 의술의 기본은 인간의 마음에 있고, 탕약의 기본은 물에 있음을 말합니다. 너무도 기본적인 것이라 보는 이가 처음엔 당황할 수도 있을 정도인데요. 무척이나 엄하게 이르렀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허준을 유의태는 단 한 번도 칭찬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 그의 침술을 봤을 때 그는 이렇게 말하며 제자로 들입니다.
“침술 하나는 타고났구나, 그러다 사람 잡겠다. 네놈이 사람 구실하도록 내가 가르쳐주마.”
이후 유의태는 “저 자는 침술 하나로도 능히 조선에 이름을 날릴 인재”라고 벗에게 밝힙니다. 그러나 그를 제자로 들인 것엔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허준을 아끼는 이유는 저 타고난 품성 때문이지.”
이후 허준이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오직 병자를 위해 의술을 펼친 것은 모두 알고 계시겠죠? 하지만 이 매서운 스승은 처음부터 허준을 야단만 치며 가르칩니다. 특히, 탕약을 짓는 재료 중에서 가장 중한 것이 약재가 아니고 물임을 가르칠 때는 아예 물벼락까지 맞혔죠.
물을 떠오라 했을 때 허준이 아무 물이나 길어오자 “물이 다 같은 물이 아니라”면서 “네 놈이 떠오는 물은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라고 호통합니다. 그리고 물에 대해 공부부터 하도록 시켰습니다. 따라서 이 약방엔 병자와 병세에 따라 따로 쓰일 물을 종류별로 담은 물 항아리가 열 동이는 족히 있었죠. 스승의 가르침대로 그는 탕약을 끓이기 전 손수 물지게를 지고 약수를 길어오곤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가 허준에게 끼얹은 찬물 또한 제자를 위한 약수였습니다.
유의태 사후 약방이 다른 의원에게 넘어갔을 때, 새로 온 의원은 “물이 다 같은 물이지 이게 뭐냐”며 물 항아리를 다 갖다 버립니다. 명의와 그냥 의원의 차이는 이렇게 물을 보는 관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수차례에 걸쳐 보여줍니다.
물은 순수한 증류수부터 시작해 미네랄이 함유된 생수, 단물과 센물 등 그중에도 여러 종류가 있답니다. 물에 통달하면 인간의 목숨도 능히 구할 수 있으니 어찌 물을 쉽게 생각할까요. 약의 기본이 물에 있음을 알았던 유의태는 이후 허준이 명성을 떨칠 때마다 늘 함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모든 것의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물, 과거에 합격한 허준에게 어의 영감이 “이젠 조선 최고의 명의가 네 스승인 유의태라고 인정할 수 있다” 한 것 또한 물을 똑같이 보지 않고 똑같이 쓰지 않았던 그의 가르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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