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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ter 수다/뉴미디어 기자단

거제수도서비스센터 백미정·심민혜 사우와 함께한 거제 여행

거제수도서비스센터 백미정·심민혜 사우와 함께한 거제 여행

파도와 바람이 빚은 700리 해안 절경, 거제는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 10개의 유인도와 50개가 넘는 무인도로 이루어진 이곳엔 한없이 푸르고 넉넉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K-water 거제수도서비스센터 백미정·심민혜 사우와 함께 쪽빛 바다를 원 없이 보고 왔다.
에디터 이정은 | 포토그래퍼 문덕관


끈한 아스팔트 길이 이어지더니 숲으로 들어서면서 갑자기 비포장도로가 나왔다. 길을 잘못 든 거라 확신하며 차머리를 돌렸다. 그런데 돌려 나가도 다른 길이 없다. 마침 그곳에서 일하던 인부에게 물으니 그 길이 맞다며 그냥 가란다. 다시 차를 돌려 울퉁불퉁 이리저리 흔들리며 5분쯤 달렸을까?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이르렀을 때 잠시 유체이탈을 의심했다. 분명 내몸은 거제에 있는데, 내 눈앞에 펼쳐진 곳은 별유선경(別有仙境), 신선들이 노니는 곳이다. 운무를 허리에 두른 채 꿈결처럼 나타난 올망졸망한 한 무리의 섬들, 이름이 대소병대도(대병대도와 소병대도를 합친말)란다. 이들이 눈앞에 나타난 언덕배기는 여차홍포 전망대이고, 비포장도로는 여차 해변에서 명사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전망 도로다.


“거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곳은 처음이에요. 거제는 구석구석 숨어 있는 보물이 참 많아요.”

K-water 거제수도서비스센터 백미정 사우는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실감하는 듯했다. 알고 보니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에 위치한 대소병대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풍광이 아름답기로 단연 으뜸이란다. 대소병대도 뒤로는 홍도가 아련하고, 그 오른쪽으로는 하얀 등대가 보이는 성문도, 어류도,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가왕도가 펼쳐져 있다. 여차-홍포 간3.5km를 걸어간다 한들, 그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무인도들이다.

1.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의 언덕. 원래는 이름 없는 민둥산으로 염소들이 뛰놀던곳이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산책로의 나무 울타리가 정겹다.
2. 한국 근대문학사의 거목 청마 유치환 선생의 생가. 초가지붕으로 단장한 생가에서 선생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3. 바람의 언덕 아래 도장포 포구에는 멸치를 잡아 말리는 곳이 있다. 거제는 멸치로 유명하다.
4. 멸치 그물을 깁고 있는 어부들.
5.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는 신선대.


거제는 여전히, 충분히 아름답다

사실 지세포에서 구조라, 학동, 도장포, 해금강까지 해안 도로를 돌면서 아름다운 곳이면 어김없이 자리 잡고 있는 오만 가지 모양의 펜션때문에 적잖이 실망하던 터였다. 특히 흑진주 학동 몽돌 해변에서는 소중한 추억을 뺏긴 듯 괜스레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다. 졸업을 앞둔 겨울, 대학 시절의 마지막을 추억하기 위해 친구들과 배낭여행을 떠났다. 통영을 거쳐 거제도로 들어왔고 학동 흑진주 몽돌 해변에서 잠자리를 찾았다. 구불구불 돌담 사이로 낮게 엎드려 있는 집들. 그때는 민박도 별로 없던 터라 깔끔해 보이는 집에 들어가 무작정 하룻밤 잘 수 있느냐고 물었다. 주인아주머니는 머뭇거리다가 여자들만 있다고 하자 흔쾌히 방을 내주었다. 선불로 5000원을 척 내고(그땐 방값이 5000원이었다!) 짐을 풀었다. 여자는 따뜻하게 자야 한다며 군불을 넉넉히 넣어주신 덕에 방구들과 함께 우리 몸도 절절 끓었다. 지금도 그 집이 있을 거라고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래도 마을만은 있겠지. 하지만 당시의 소박한 시골 마을은 없었다. 펜션과 현대식 민박으로 이루어진 유명 여행지만 있었다. 시인 곽재구는 <포구 기행>에 이렇게 썼다.


TIP 거제도에서 맛본 맛 대 맛~

지세포횟집의 물메기탕 지세포 어촌민속전시관으로 가는 해안 도로 입구에 위치한 지세포횟집은 거제 토박이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낚시로 직접 잡은 자연산 활어만으로 회를 내기 때문에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물메기탕도 물메기 한 마리가 거의 다 들어갈 정도로 푸짐하다. 다른 집에서는 넣지 않는 알, 지리, 내장 등도 듬뿍 넣어 끓이는데 비리지 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옥바우굴구이 주말이면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한다는 옥바우굴구이에서는 굴을 쪄서 내놓는다. 직접 어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언제나 싱싱한 굴을 먹을 수 있다. 굴구이 외에도 굴탕수육, 굴무침, 굴죽 등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코스 요리를 선택하면 여러 가지 굴 요리를 차례차례 맛볼 수 있다. 거제면 소랑리에 위치.


6. 학동 흑진주 몽돌 해변. 윤기 반지르한 돌들이 파도에 구르고 깎이며 동글동글 예쁜 몽돌이 되었다. 몽돌이 구르는 소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학동이 몽돌 해안에는 기다랗게 뻗은 관광용 다리가 바다 풍경을 낯설게 했다. 구조라에는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밀려 있었고 지세포의 해안은 완전히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 있었다. 아낙들이 둘러앉아 한가하게 성게알을 까고 작은 생선들을 바람에 말리는 풍경들은 사라지고 없다. (중략) 서운해하지 마. 한없이 아름다울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 가슴 안에 지난날의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일이야. ” 그래, 어찌 됐건 거제는 여전히, 충분히 아름답다! 그리고 파도를 따라 뒹굴며 ‘자글자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몽돌 해변도 예전 그대로다. 흑진주처럼 검은 몽돌이 깔린 학동 흑진주 몽돌 해변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다. 수백만 년 동안 파도에 닳고 닳아 동글동글해진 몽돌은 파도가 쓸려나갈 때마다 푸른 해조음을 내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선들이 노니는 남해의 금강산

거제에는 8경과 8미가 있다. 거제 해금강, 여차홍포 해변 비경, 학동 흑진주 몽돌 해변,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동백섬 지심도, 외도·내도 비경, 공곶이, 계룡산이 8경이요 멍게성게비빔밥, 도다리쑥국, 물메기탕, 어죽, 볼락구이, 대구탕, 굴구이, 생선회가 8미다. 그중 물메기탕과 굴구이는 겨울에 제맛이다. 물메기탕은 시원한 국물 맛이 예술이다.

“물메기탕은 솜씨가 없는 사람도 쉽게 끓일 수 있어요. 맹물을 팔팔 끓이다가 물메기를 넣고 다진 마늘과 송송 썬 고추 좀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추면 끝. 너무 오래 끓이면 살이 풀어지니까 센 불에서 재빨리 끓이는 게 포인트예요.” 백미정 사우는 거제 사람들은 물메기 껍질도 좋아한다며 후루룩 빨아먹는 맛이 일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용감하게 도전해봤는데, 미끈거려 씹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목으로 넘어가지고 않고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식도락가가 아니라면 물메기 껍질 도전은 재고해보시길….

물메기로 맛난 식사를 하고 해금강으로 향했다. 해금강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가 있는 도장포마을이 있다. 바람의 언덕은 원래 명칭이 없었다고 한다. 그저 잔디로 이루어진 민둥산으로 방목한 염소들이 뛰놀던 곳이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나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바람의 언덕 아래쪽에 있는 포구에서는 멸치 그물을 걷어 올리고 멸치를말리는 손길이 한창이다. 마을 앞바다 어장에서 잡아 삶은 멸치를 짧은 겨울 햇살에 말려야 하기 때문에 부산하게 움직여야 한단다.

도장포마을 우측의 폐교된 초등학교 옆 오솔길로 내려가면 신선대가 나온다.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는 전설이 허무맹랑하게 여겨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사이판 ‘만세절벽’과 ‘새섬’처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다. 도장포마을에서 좀 더 가면 해금강마을이 나온다. 횟집들이 빼곡한 골목을 지나 해금강호텔 아래 갯바위로 내려가면 해금강이 바로 눈앞에 우뚝 선다. 접근하기 어려울수록 신비감은 더 커지고 전설 또한 한층 풍성해지는 법. 중국의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위해 수천 명의 사람을 보냈다 하여 해초섬이라 부르기도 하는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갈도(칡섬)다.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갈도보다는 금강산만큼이나 아름답다하여 남해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병풍바위, 신랑신부바위, 돛대바위, 거북바위, 미륵바위 등 온갖 기기묘묘한 바위가 솟아 있고 십자동굴과 사자바위 그리고 환상적인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이 있다.

7. 금강산만큼이나 아름답다 하여 남해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 병풍바위, 신랑신부바위, 돛대바위 등 기기묘묘한 바위가 솟아 있고 십자동굴,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이 있다.
8. 여름의 부산함이 물러간 몽돌 해변. 파도와 몽돌의 노래를 들으며 느리게 걸어보자.


바다를 바라보는 산, 산을 우러러보는 바다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에요.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산이 많죠. 굽이굽이 이어진 산들과 끝없이 펼쳐지는 해안 도로를 오르락내리락 달리다 보면 이곳이 섬인지 육지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업무 때문에 여행을 함께하지 못한 거제수도서비스센터 윤원기 차장은 바다를 본 후, 마지막으로 산방산에 들러보라고 권했다. 청마 유치환 생가와 문학관, 산방산 비원이 있다고 했다. 바다에 취해 해 질 무렵이 되어서야 산방산을 찾았다. 산방산 비원은 김덕훈 씨가 사재 100억원을 들여 만든 화원으로, 각종 야생화가 계절에 맞춰 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산책로와 연못 등이 조성되어 있으며 계곡도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산방산 비원 바로 아래에 있는 청마기념관에는 한국 근대문학사의 거목 청마 유치환 선생이 사용하던 물품이 전시돼 있고, 초가지붕으로 단장한 생가에서는 선생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청마기념관을 마지막으로 거제 여행을 마무리했다. 10개의 유인도와 50개가 넘는 무인도로 이루어진 곳, 제주도보다 해안선이 더 길고 해안선 곳곳에 산과 산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포구들이 오목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곳. 거제는 한없이 푸르고 넉넉했다.





백미정·심민혜 사우는요… 거제 여행은 아리따운 여성분들과 함께했습니다.
백미정 사우는 거제 토박이로 구석구석 숨어 있는 비경을 자세히 안내해주었습니다. 심민혜 사우는 올해 입사한 새내기로 김해 출신인데 이번 여행을 통해 거제를 속속들이 구경했다고 합니다. 두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 본 컨텐츠는 한국수자원공사 사보(물, 자연 그리고 사람)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