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인제 Part 2
겨울의 인제는 깊고 고요하다. 해발 1000m가 넘는 험준한 산들이 첩첩 감싸고 철책으로 가로막힌 굽이굽이 깊은 골짜기. 시리게 맑고 투명한 인제의 겨울로 떠난다.
글 전수희 / 사진 홍상돈 / 사진 제공 인제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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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벌판 위 빙어 낚시 |
내설악 골짜기의 맑은 물은 계곡을 내려와 내린천이 되고 너른 물길을 따라 소양호가 된다. 산 깊은 인제는 그렇게 맑은 물이 가득하다. 겨울의 인제에서 황태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로 빙어다. 빙어는 맑고 차가운 물에만 사는 겨울 물고기로 봄, 여름, 가을까지는 깊은 수심에서 산다. 그러다 얼음이 어는 겨울이 되면 산란을 위해 얕은 물로 나와 얼음판 바로 밑에서 무리 지어 다닌다. 겨울의 한복판, 소양호가 꽁꽁 얼면 300만 평의 너른 얼음 벌판 위에서 한바탕 축제가 벌어진다. 어부들은 두꺼운 얼음을 자르고 그 안에 그물을 던져 빙어를 잡는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부지런히 달려온 낚시꾼들도 얼음에 구멍을 내 빙어 낚시 삼매경에 빠진다. 얼음 빙어 낚시는 초보 강태공이라도 쉽게 요령을 터득할 수 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인기다.
겨울 빙어는 회로 먹는 게 가장 신선하다. 살아 있는 그대로 빙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입안에 넣어 먹으면 아주 일품이다. 빙어의 옅은 오이 향과 사각사각 식감에 맛을 들이면 이제나저제나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빙어튀김이나 각종 채소를 넣어 양념한 빙어무침, 빙어매운탕도 한겨울 미각을 자극하는 별미 중 별미다.
Informatio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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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깃든 정적의 겨울 | ||
겨울의 산사는 경건하다. 강원도 대표 사찰인 백담사는 봄, 여름, 가을에는 여행자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겨울만큼은 예외다. 백담사에 겨울이 오면 유일한 교통 수단인 셔틀버스마저 끊겨 등산객이 아니면 찾는 이가 드물다. 얼음장과 백설로 뒤덮인 백담사 겨울 계곡의 설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설경의 정적을 깨는 처마 밑 풍경 소리는 그 속에서 더욱 맑고 청아하다.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흔적이 또렷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열여덟 살의 나이에 동학혁명에 뛰어들었고 그 뒤에는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스님이자 시인이며 철학자였던 만해. 백담사경내 만해기념관에는 <조선 불교 유신론>과 <불교대전> 등의 저서와 <님의 침묵> 초간본 등 100여 종의 판본이 전시되어 있다. 백담이란 이름은 200여 년 전 정조 때 붙여졌을 정도로 백담사는 유서가 깊은 사찰이다.1980년대까지는 산령각과 법당 요사채만 갖춘 산골짜기 자그마한 사찰이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지낸 이후 찾는 이가 많아졌다. 지금은 제법 덩치가 커져 법당과 건물이 20여 동이나 된다. 역사와 함께 세월을 품은 사찰. 장엄한 설악의 능선 아래 계곡 물소리마저 잠자는 겨울의 백담사는 더없이 고요하고 깊다.
Informatio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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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water 12월 사보 발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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