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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워터카페

마시는 물, 수돗물 PART 1 : 수돗물의 재발견



물로 통하다 ① 

마시는 물, 수돗물 


해외여행 갈 때 흔히 하는 말. “거기 가면 물은 반드시 사 마셔야 해.” 개발도상국에서의 얘기인 것 같지만 잘 산다는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 장기간 생활하면서 석회질이 낀 듯 뿌옇고 미끈미끈한 물 때문에 생수병을 끼고 살고, 피부도 머리카락도 몰라보게 상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물은 어떤 수준일까? 새삼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수돗물을 틀어본다. 맑고 투명한 물이 콸콸 쏟아졌다. 


글 김일아 / 사진 홍상돈, K-water








수돗물 재발견


지천이면 귀한 줄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같은 경우로 익숙한 것이 곁에 없을 때 소중함은 더욱 절실해진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큰 예외 없이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하는 수돗물.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수돗물을 사용하게 된 걸까? 수돗물의 역사는 근대 상수도의 시작과 함께한다. 근대 상수도 시설이란 기존 자연 상태의 물을 물지게 등으로 운반해 사용하거나 직접 취수하는 방식이 아닌 일련의 과정, 즉 취수, 침전, 여과, 정수, 송·배수를 거쳐서 물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근대 상수도는 고종 황제 때 시작되었다. 1903년 황실로부터 상수도 부설 경영에 관한 특허를 받은 미국인 콜브란(C. H. Collbran)과 보스트윅(H. R. Bostwick)은 1905년 영국인이 설립한 대한수도회사(Korea Water Works. Co.)에 특허권을 양도하였다. 대한수도회사는 1908년 9월 대한민국 최초의 정수장인 서울뚝도정수장을 준공한다. 여기서 생산된 12,500의 수돗물이 사대문 안과 용산 일대 주민 125,000명에게 공급된 것이 근대 상수도 역사의 출발이다.


 골목길에서 쩌렁쩌렁하게 “물 사시오!”를 외치던 물장수, 우물물이 사라진 것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상수도 시설이 보급되면서부터다. 1967년 한국수자원개발공사(현 K-water) 설립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물관리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국에 상수도 보급이 확대되어 현재 대한민국의 상수도 보급률은 97.9%(2011년 말 통계)를 기록하고 있다.







K-water 수질분석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수질분석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엄격한 한국의 수질 검사 기준


미국 102개, 일본 117개, 캐나다 205개. 열거한 숫자는 물 강대국으로 꼽히는 선진국들의 수질 검사 항목의 개수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수질 검사 항목은 151개. 우리나라는 국가 지정 55개 기준 항목을 바탕으로 각 지역별로 별도의 자체 항목을 추가해 엄격한 수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돗물의 절반가량을 공급하는 K-water는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151개 항목보다 월등히 많은 250개 항목에 대해 철저한 수질 검사를 실시해 깨끗하고 안전한 품질의 수돗물을 공급함으로써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50개에 달하는 엄격한 수질 검사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고품질의 수돗물을 생산해내는 K-water. 

사진은 성남정수장 내부.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 만들어지기까지 


호수나 하천에서 퍼 올린 물은 정수장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로 다시 태어난다. 수도권 일대 수돗물의 절반가량을 공급하는 K-water의 성남정수장과 고양정수장이 대표적인 수돗물 공급처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팔당호에서 끌어 올려 정수장에 도착한 물에서 1차적으로 응집제라는 약품을 넣어 오염물을 제거하고, 수영장처럼 생긴 침전지에서 응집된 찌꺼기를 다시 한 번 제거한다. 그런 다음 여과지를 거쳐 남아 있는 불순 물질을 제거하고 맑은 물이 되면 소독제인 염소를 소량 주입해 물속 해로운 미생물이 제거된, 우리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수돗물이 된다. 


K-water에서는 수돗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오존을 주입하는 고도 처리 시설 정수 과정을 추가해 맛과 냄새 유발 물질을 포함한 유기물질을 산화, 분해한 안전하고 맛있는 수돗물을 생산한다. 이렇게 엄격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 물은 깨끗한 정수지에 보관되었다가 각 가정에 공급되어 우리가 수도꼭지를 틀면 나오는 수돗물이 된다. 






댐에서 끌어온 물은 취수장을 거쳐 착수정, 혼화지, 응집지, 침전지, 여과지를 거쳐 염소 투입 후 정수지를 지나 

배수지에 모아두었다가 각 가정으로 공급된다.



‘물’ 좋은 나라들 


세계적으로 수돗물에 석회질 등 불순물이 없고 안전한 나라는 많지 않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중국, 대만, 일부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국가 등은 물에 석회질이 많고 수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해수를 담수화하여 수돗물로 공급하는데 음용률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 현실 이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호주는 기본적으로 물에 석회질이 섞여 있지만 유럽이나 아메리카 등 다른 대륙에 비해 함유량이 낮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뉴질랜드의 수돗물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품질로 알려져 있다. 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3국(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북극에서 흘러오는 청정수 덕에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국가로 생수가 필요 없을 정도다. 


유럽 최북단 의 섬나라인 아이슬란드에서는 용암이 데운 건강에 좋다는 온천수가 수돗물로 제공된다. 북유럽 국가 이외 대부분 유럽 국가의 수돗물은 물에 석회질이 다량 함유되어 마시기 불가능하고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처럼 수돗물을 마실 수 있으나 병에 든 생수를 권하는 국가들도 많다. 캐나다, 미국 북서부와 북미 대륙의 하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를 제외한 그 밖의 지역은 물이 부족하고 수도 시설 미비로 수돗물을 마시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 


출처 : 물로 통하다 2013년 3월호


마시는 물, 수돗물 PART 2에서 세계의 수돗물 마시기 캠페인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