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로 떠나려 간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 무속신화 바리데기 이야기-
여러분, 혹시 강물에 버려진 공주, 바리데기 이야기를 아시나요? 태어나자마자 강물에 떠내려간 기구한 운명의 소녀 이야기지요. 비록 부모에게서 버림받았지만 더 크고 넓은 사랑으로 사람들을 구하고, 훗날 생명들을 다스리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름도 ‘버려지고 던져진 자’라는 뜻을 가진 바리데기. 그 아름다운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강물로 떠내려간 일곱 번째 딸
옛날에 삼나라의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길대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답니다. 하지만 마을의 용한 점쟁이가 이 결혼을 반대합니다. 그 여인과 결혼을 하면 일곱 명의 딸을 낳게 될 거라고 했으니까요. 자신의 왕위를 이을 아들을 보기 어려울 거란 예언이었죠. 하지만 왕은 코웃음을 치며 길대 부인과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낳습니다.
하지만 점쟁이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길대 부인은 내리 일곱 명의 공주만 낳았으니까요. 화가 난 임금님은 일곱 번째 공주가 태어나자 저 아이를 강물로 던져버리라고 명했답니다. 왕비는 눈물을 흘리며 갓난아기를 바구니에 담아 '바리데기'라는 이름이 적힌 쪽지와 함께 강물에 떠내려 보낸답니다.
15년 뒤, 다시 강물을 타고 오르다
마침, 이를 발견한 금빛 거북이가 공주를 등에 진 채 아이를 보호합니다. 아이를 안쓰럽게 여겼던 동물은 또 있었습니다. 바로 학입니다. 학은 바구니를 부리에 이고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그리고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물어다 주지요. 다행히도 노부부는 바리데기를 발견하고 정성을 다해 키웠답니다. 그렇게 15년의 세월이 흐른 뒤 바리데기도 어엿한 아가씨가 되었지요. 그리고 다시 강물을 거슬러 올라 자신을 낳아준 왕과 왕비를 만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어요. 바리데리가 없는 동안, 부부는 불치병에 걸려 막대한 고통을 받고 있었으니까요. 바리데기를 버렸기 때문에 하늘에서 벌로 병을 내린 것이랍니다.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불사약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 약을 구하려면 머나먼 서천 서역국까지 가야만 하는데 그 길은 아주 험난하기 짝이 없었지요. 겁에 질린 바리데기의 여섯 언니는 모두 그 길을 떠나기를 거부했습니다. 바리데기만이 부모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외롭고 긴 여행을 떠나지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돌고 도는 길
불사의 약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녀는 신선 세계까지 가야만 했습니다. 그 사이에는 저승 세계가 가로막고 있었지요. 바리데기는 홀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무시무시한 저승 세계를 지나 신선 세계까지 찾아갔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어요. 불사약을 가지고 있는 무장 신선이 바리데기에게 불사약을 주는 대신에 9년 동안 일을 해달라고 했으니까요. 할 수 없이 바리데기는 9년 동안 묵묵히 일을 하며 무장 신선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불사약을 손에 쥐고 부모님에게 돌아갈 수 있었지요.
버려진 길에서 살리기 위해 거슬러 오른 강
그런데 9년 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걸까요. 다시 산을 넘고 강물을 건너 바리데기는 불사약을 들고 부모님을 찾아갔지만 바리데기의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바리데기가 가져온 약은 죽은 사람도 살리는 신비의 약이었어요. 바리데기가 구해온 약수를 마시자 돌아가신 부모님이 다시 눈을 뜨게 되었지요. 그 후로 바리데기는 신선과 결혼하여 일곱 아들을 낳고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이어주는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바리데기는 우리네 무당들의 시조 설화로 전해지는 설화랍니다.
수많은 생명들을 살리는 강물처럼
바리데기가 부모를 살린 불사약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약수’였습니다. 겨우, 약수 한 사발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신선 세계까지 걸어간 바리데기가 어리석게 느껴지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물이 가진 근원적인 생명의 치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랍니다. 어떤가요? 버려진 장소로 다시 되돌아와 죽음과 삶을 관장하게 된 바리데기, 그녀의 마음이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 뭍 생명들을 품고 길러내는 강물을 닮은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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