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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바다와 호수 사이, 강원도 힐링 여행 - [주문진에서 마침표를~]





고요하게 잠자는 겨울 호수와 세찬 바람이 역동하는 겨울 바다가 공존하는 강원도 7번국도. 

동해에서 고성까지 길 따라 물길 따라 온전한 충전의 시간을 따라간다. 


글 전수희 / 사진 홍상돈







포구에서 그물 손질하는 어부들



둘째 날, 동트는 고성에서 만끽한 일출 그 이상


숙연한 해돋이를 즐기고 싶다면 고성이 제격이다. 인근의 추암, 정동진에 비해 덜 알려진 데다 그 이상의 풍경이 펼쳐지는 곳. 그 중 공현진 해변에서는 망망대해를 두고 방파제 끄트머리 작은 바위섬 위로 해가 뜨는 절묘한 찰나를 붙잡을 수 있다. 옵바위 일출은 사뿐히 얼굴을 내밀던 태양이 바위 틈새로 힘차게 떠오르는 순간, 진가를 발휘한다. 파도가 넘실대는 위태로운 바위섬이 토해 놓은 태양은 순식간에 온 바다를 물들인다. 운이 좋으면 송지호를 날아오른 철새 무리가 붉은 하늘을 채우는 광경도 함께할 수 있다. 옵바위에서 일출을 감상한 뒤 인근의 송지호 둘레로 나 있는 호젓한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철새관망타워에 올라보자. 송지호를 나와 7번국도를 이어가다 보면 천학정과 청간정, 두 개의 정자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천학정은 기암절벽 위 곧게 자란 소나무 사이로 장쾌한 면모가 매력이라면 청간정은 부드럽고포근하다. 정자가 그린 풍경은 달라도 두 곳에서 관망할 수 있는 가슴 시원한 바다는 매한가지니 굳이 다 들를 필요는 없다. 속초에는 바다와 인접한 곳에 두 개의 석호가 있다. 영랑호와 청초호. 특히 영랑호에 서면 맑고 잔잔한 호수 위로 웅장한 설악의 울산바위가 병풍 두르듯 펼쳐 있다. 속초 팔경 중 하나인 용맹스런 범바위를 비롯한 관음암 등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호수, 그리고 유유자적 갈대숲을 노니는 청둥오리의 그림이 평화롭다.




주문진 항구 한 켠에 마련된
어민 직거래장


배에서 내리자마자 손질해 말리는
양미리


숙취 해소에 최고!

묵은 김치와 함께 끓여낸 곰치국






7번국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강릉 헌화로



주문진에서 찍는 여행의 마침표


대포항, 낙산사를 지나 하조대 이정표를 발견하고 우회전, 속도를 줄여가며 좁은 도로를 따라 하조대와 하조등대 갈림길에 차를 세워두고 언덕을 오른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 은거한 적 있어 그들의 성을 따 하조대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검푸른 바다 위 우뚝 솟은 바위섬과 그 위에 뿌리내린 노송, 그야말로 한 폭의 한국화를 보는 듯한 경관. 그리고 고개를 돌리면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깎아지른 절벽 위 새하얀 등대가 보인다. 일출로 이름난 곳이지만 군사 지역인 탓에 딱 일출 30분 전부터만 일반인들의 출입이 가능하다. 이번 여행의 대미는 주문진에서 마무리한다. 사실 양양 대포항을 먼저 들렀는데, 한창 시장 건물을 새로 짓느라 어수선해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주문진 항구 한 켠에 어민들과 직거래할 수 있는 장이 자그마하게 섰다. 지금 한창인 알 밴 도루묵과 대게, 오징어, 안전하게 손질된 복어 등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모두 지금 막 동해 앞바다에서 잡은 제철 신선 해물이다. 비릿할 정도로 짭조름한 공기로만 채워진 항구, 그리고 활기 넘치는 어부들의 움직임. 꼭 두 손 무겁게 장을 보지 않아도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갈 수 있는 여행이다.






설악산 울산바위가 펼쳐지는 영랑호



호수와 공존하는 바다, 강원도 7번국도


강원도 7번국도 여행 코스에서는 강릉의 경포호, 속초의 청초호와 영랑호, 고성의 송지호와 화진포호 등 바다와 격리된 다섯 개의 호수와도 만날 수 있다. 지하에서 바닷물이 섞여 들거나 바다와 수로가 연결되어 염분 농도가 높은 석호로, 망망대해를 휘몰아치던 바람도 호수 안에서는 꽤 유순해져 호수를 빙 둘러 난 길을 따라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특히 경포호는 눈 쌓인 설악산 너머로 지는 일몰이 장관이고 영랑호는 산책로 옆으로 펜션이 줄지어 있어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다. 그리고 송지호는 천연기념물 201호인 고니를 비롯한 철새 도래지로 송지호철새관망타워에서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출처 : K-water 뉴스레터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