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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차태현, 석빙고의 얼음을 훔치다!?

 

잠도 안오고 돌아다녀도 땀만 나니 시원하게 에어컨쐬며 영화나 보자!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한 여름철에 딱 어울리는 영화 한편! 조선시대 얼음 도둑들의 이야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입니다. 

 

 

얼음이라는 시원한 소재와 유쾌한 웃음 섞인 내용이 요즘 보기 딱 좋을듯 하죠? 요즘에야 얼음이 뭐 그리 귀한 것이냐고 하겠지만 과거에는 얼음>돈 이었을 정도로 아주 귀한 것이었는데요, 그런 얼음을 훔치기 위해 조선 최고의 꾼들이 모여 벌어지는 일들이 속을 시원하게 해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훔쳐내려고 하는 얼음, 냉동실도 없던 그 시절에 얼음을 어디서 훔쳐내려고 하는 걸까요?   

 

 

 사시사철 얼음을 보관하던 얼음창고, 석빙고

 

지금도 서울의 지명으로 남아있는 동빙고, 서빙고가 바로 과거에 얼음을 보관해두던 얼음창고였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돌로 지은 얼음창고라고 해서 통칭 석빙고라고 하는데요, 우리 선조들의 지혜란 정말로 놀라운 것이어서 아주 오~래 전 신라 초기에 이미 얼음 창고를 만들어두고 얼음을 보관하고 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고려시대를 지나고 조선시대에 와서 한양에 동빙고와 서빙고가 만들어졌던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죠~ 한양 뿐만 아니라 각 지방에도 석빙고를 만들어 필요할 때 사용했다고 하구요.

 

 

얼음이 돈보다 귀하다고 할만한 것이 아무리 돈이 있어도 아무나 얼음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동빙고는 왕실의 제사에 필요한 얼음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고 서빙고는 왕실과 관리들에게 얼음을 나누어 주었는데 관리중에서도 고위 관리들만 빙표를 지급받아 정해진 만큼만 얼음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관리하는 기관을 두어 얼음이 들고 나는것을 철저하게 감독했다고 해요~ 하지만 또 의외로 병자들과 죄수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얼음이 지급되었다고 하니, 얼음 한조각 먹어보려면 심하게 아프거나 감옥에 들어갔어야 하나 봅니다 ^^:

 

 

 옛날에는 어떻게 얼음이 녹지 않았을까? 석빙고의 원리

 

지금에야 냉동실 문만 열면 한입에 넣기 딱 좋은 사이즈의 얼음이 상시 대기중인 세상이지만 가만히 두면 녹아 없어져 버리는 얼음을 갖기 위해 옛날에는 얼마나 무던히 노력을 해야 했을까요? 그 노력의 끝에 탄생한 석빙고의 원리는 지금의 과학자들에게도 놀라울 정도라고 합니다. 

 

▲ 창녕 석빙고의 외부, 내부 모습

 

아치형의 천장을 가진 구조는 더운 공기를 밖으로 빼고 차가운 공기는 가라앉게 하여 내부 온도를 0'c 에 가깝게 유지해서 얼음 보관에 최적의 환경을 갖게 됩니다. 여기에 천장과 벽의 틈새를 밀짚, 톱밥등으로 채워 바깥의 열을 차단해주고 바닥을 경사지게 만들어서 얼음이 녹더라도 물이 고여서 더 빨리 녹는일을 방지하구요. 석빙고에 심어져있는 풀은 습기를 배출해서 온도를 더욱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풀 한포기 지푸라기 하나도 허투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우리 조상님들 정말 천재 아닌가요? 우왕 굿!! 0_0 b

 

이중에서도 벼를 베고 남은 짚은 옛부터 단열재로 널리 사용되었는데요, 민간의 백성들이 살아가던 대부분의 집 형태인 초가집을 보면 알 수 있죠? 초가집을 지을때 지붕에 얹는 볏짚은 외부의 온도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춥고 더운 날씨에 받는 영향을 줄일수 있었습니다. 보냉 효과 못지 않게 보온 효과도 뛰어나서 청국장과 같은 발효음식을 만들때도 짚을 사용하기도 했구요, 마구간에 동물들이 여름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깔아주기도 하구요. 또 겨울에 나무가 얼지 말라고 짚을 둘러주는 모습은 아마 최근에도 많이 보셨을거에요~

 

 

 

아무튼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여름에도 가을에도 필요한 얼음을 갇기위한 우리 조상님들의 노력! 영화에서 귀한 얼음을 훔쳐내기 위한 절도단(?)으로 인해 실컷 웃으면서 보겠지만 우리 조상님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서 알아낸 얼음보관법에는 힘껏 박수를 보내봅니다. 다함께 얼음물 한잔 들고 건배 :-)  

디오미디어

   국립문화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