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기동전사 Z건담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의 그 별은?

 

 

 

기동전사 Z건담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의 그 별은?

 

 

'푸르게 잠든 물의 별에 살짝 입 맞추고 생명의 불을 밝히는 그대, 시간이라는 금색의 잔물결은 우주의 입술이 흘리는 한숨이죠... 마음에 묻은 상냥한 별들이 불꽃을 피우며 서로를 부르죠. 물결 위 난파선처럼...'

 

애니메이션 역사상 불멸의 역작으로 기록되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팬들은 기동전사 Z 건담을 꼽습니다. 1985년 제작된 이 작품은 그간 일방적인 히어로물로 일관하며 외계인의 침공을 막는 멋진 지구의 로봇만 다루던 타 작품과는 전혀 다른 노선을 걸어 시대를 초월한 역작에 올랐죠. 선도 악도 없이 희생자만 남는 전쟁 속에서 리얼한 군상극을 그려 호평을 받았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평범한 고교생 카미유 비단은 엘리트 군인과 다툰 후 반항심으로 건담을 탈취해 레지스탕스에 가담합니다. 엄청난 능력을 보이며 에이스 파일럿이 되지만 싸움 속에서 사랑하던 사람들을 점차 잃어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카미유의 소중한 사람을 앗아가는 적군의 장교 또한 카미유의 손에 사랑하는 연인을 계속해 잃게 됩니다. "어째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네 손에 자꾸 죽는 거냐"는 외침이, 어느 순간부터는 주인공인 카미유가 아닌 상대편에게서 나오죠. 뛰어난 실력을 가졌으나 전쟁 속 참극에서 소년은 정의의 히어로가 아닌, 정신적으로 메말라가는 희생자가 되어 갑니다. 과연 그는 승리 끝에 행복을 찾을까요.

 

 

건담이란 작품 자체가 워낙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군상극이라 시청 후에도 팬들은 더 확실한 해답에 목말라 하며, 이것이 건담 팬들을 대거 양산했습니다. 이와 연관해 많은 이야기와 해석을 찾아내고 또 풀어내며 커뮤니티를 이루곤 하죠. 사실 작품을 보지 않고 그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재밌을 정도인데요, 특히 Z건담은 영롱한 주제곡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도 큰 인기를 낳으며 숱한 화제를 낳았습니다. 독특하게도 제목에서부터 '물의 별'이 언급되어 주목되는 이 노래, 그런데 그 가사를 놓고도 설왕설래가 있었답니다.

'당신이 기도할 때마다 우주에 돛이 올라요. 상냥함에 이끌려 푸른 잠을 깬 아름다운 별, 이젠 울지 마요. 지금 당신을 찾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가. 당신과 만나고 싶다며.'

 

 

마치 예쁜 시 구절처럼 이어지는 노래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50부에 달하는 장편 시리즈로도 채 담지 못할 이야기가 넘쳐나다 보니 주제곡 가사에서까지 여러 의미를 찾는 팬들은 이내, 가사 속에서 주인공을 위로하는 저 '물의 별'은 대체 어느 별인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기 시작했죠.

 

 

출처 : 다음 영화

 

 

후보는 둘입니다. 하나는 수성,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별 지구죠. 먼저 수성이 이름이나 뜻 그대로 '물의 별'에 더할 나위 없이 맞는 답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실제 물이 존재하며 우주시대가 도래해도 인간의 고향인 지구를 뜻하는 게 더 의미상 맞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작품을 살펴보면 일단 주인공이 수성으로 간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영상 내내 잡히는 별은 지구입니다. 건담이란 작품 자체가 지구에서 거주하는 인간과 우주로 진출한 인간 사이의 갈등 및 화합을 그린 것이기에, 일단 이 노래의 별은 지구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이젠 이 노래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어떻게 노래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노래는 직접적으로 '지구'라 밝히지 않고 그저 '물의 별'이라고만 언급하며 희망적으로 풀이합니다. 이 별은 푸른 잠에 들어 있고, 이내 잠에서 깼을 땐 아름답다고 합니다. 이 별에 입맞춤하고 생명의 불을 밝히는 이는 태양을 의미하는 걸까요. 그리고 그 햇살의 장관은 시간의 잔물결이자 우주가 흘리는 한숨인 걸까요. 노랫말은 마음속 상냥한 별들이 불꽃을 내며 서로를 마주 부르고, 이것이 마치 물결을 떠도는 난파선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선지 울고 있는 사람에게 더 울지 말라며, 당신을 찾는 사람이 있다며 달랩니다. 아, 정말 노랫말이 예뻐요.

 

 

출처 : 다음 영화

 

 

제가 느낀 것은, 물을 담은 이 별에 사랑까지 담으면 정말로 아름답겠다는 겁니다. 이 별은 물을 담고 있고, 그로서 존재하는 인간들은 다시 별에다 사랑을 담고서 가꿔간다는 것. 결국 우리 인간이 물의 별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축약한 노래가 아닐까요. 그땐 이 노래처럼 더 이상 울 필요도 없고 외톨이도 아니겠지요.

 

 

 

 

홈페이지트위터페이스북오픈캐스트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