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강 9] 기적의 강, 한강
“와, 한강이다. 역시 서울에서 좋은 건 저 한강 밖에 없다니까.”
“젊은이가 뭘 아는구먼.”
1994년 공전의 히트를 구가한 MBC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지금은 국보급 연기인이 된 최민식 씨가 그랬죠.
시골 총각에게 서울은 답답하기만 하지만 한강만큼은 맘에 들었나 봅니다.
“어떤 물을 드릴까? 생수?”
“팔당댐에서 길어온 물이면 됩니다.”
그리고 서울 주민 김씨는 수돗물을 시원하게 들이켰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대한민국 한강은 한반도에선 압록강, 두만강, 낙동강에 이어 네 번째로 긴 강입니다. 이름부터가 큰 강인 이 강은 대한민국에서도 두 번째로 길고요. 강원도에서 시작된 북한강과 남한강이 서울을 통과해 김포를 지나 황해로 흐르는 이 강 서울과 경기, 인천, 충청북도와 강원도 주민이라면 이 강의 물을 마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수도권 및 인근 주민들의 식수원으로도 중한 곳이죠. 폭이 1km에 달할 만큼 큰 강이 천만 인구의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다 합니다. 다리만 해도 현재 31개가 놓여 있고 한강을 끼고 고층 건물들로 조성된 서울의 불야성은 한 층 더 이 강을 거대하게 보이도록 연출합니다.
한편으로는 남북 분단을 곱씹게 되는 장소기도 합니다. 한강의 지류인 임진강과 북한강은 남북이 나눠 갖고 있죠. 서울만 해도 강남, 강북, 강서, 강동으로 지역을 나누게 되는 지역적인 척도입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한강의 단면적인 이미지입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역사나 사회적으로 여러 의미를 갖는 이 강은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주목받은 강입니다. 우선 한강은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비롯, 각지에서 구석기, 신석기 유적이 발견되는 곳입니다. 삼국 시대 땐 백제, 고구려, 이후 통일신라까지 꼭 한 번씩 주인이 바뀐 곳이기도 하죠. 한강 쟁탈전에서 승리한 나라는 늘 번성했고 잃으면 쇠퇴했다 할 만큼 한반도에서 이곳은 모든 면에서 노른자위였습니다.
조선 들어 도읍지가 된 한양과 서울의 젖줄로서 이때부터는 늘 굴곡진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게 됩니다. 전쟁 때는 다리가 끊어졌고, 휴전 후 한국의 고도 경제 성장은 해외에 ‘한강의 기적’으로 소개됐으니, 한강의 모습이 곧 나라의 표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천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 괴물에서는 괴물이 출몰하는 강이 됐습니다. 급격한 환경오염 속에 벌어질 이상 상황이 한강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그런데 사실 한강은 수질이 깨끗한 강이었습니다. 1970년대 이전만 해도 모래사장도 있겠다, 서울시민들이 피서 때 물놀이하러 오는 모습이 이상할 게 없었습니다. 그랬던 한강이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니, 경제성장과 더불어 서울에서 가장 많이 변해버린 것이 이곳 한강입니다.
그런가 하면 영화 ‘김 씨 표류기’에서는 투신자살에 실패한 주인공이 밤섬에서 표류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강은 투신자살을 기도하는 이들이 많이 찾으며 지금도 많은 시신이 발견되는 안타까운 모습도 보입니다. 반대로 괴로운 맘을 딛고 심기일전하고픈 사람들도 찾아옵니다. 이렇듯 이 강은 실제로도 가상에서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대한민국의 상징입니다.
한강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 서울이 편안한지, 또 대한민국이 편안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분단 이후 대한민국 군인들에겐 한강 위를 전방 부대, 아래를 후방 부대로 부르는데 이러한 인식이 사라지는 순간, 대한민국은 더 이상 분단국이 아닐 겁니다. 더 이상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곳이 아닌, 웃음에 젖은 커플의 이벤트 장소로 알려질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행복해질 겁니다. 그간 한강이 경제 발전의 상징이었다면, 이젠 행복 발전의 지표가 되어야 할 겁니다.
▮ [세계의 강 3] 프랑스의 문화와 역사를 담은 센 강
▮ [세계의 강 5] 세계 4대 문명의 강 - ① 세계 최장의 나일강
▮ [세계의 강 6] 세계 4대 문명의 강 - ② 인더스 강
'유익한 수다 > 건강한 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사전에 예방하자! (0) | 2015.03.13 |
---|---|
기동전사 Z건담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의 그 별은? (0) | 2015.03.12 |
안녕 난 지구를 감싸는 물이야! 내 순환 여행을 소개해 줄게 (0) | 2015.03.11 |
야채 깨끗이 씻는 방법 (0) | 2015.03.11 |
물 전쟁, 세계에 평화는 오는가 下편 (0) | 2015.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