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강] 런던의 '티' 템스 강
신사의 나라 영국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티'입니다. 알파벳 중 T를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아닐까요?
특히 수도 런던의 시민들이라면 말이죠.
어떤 티냐구요? 맛있는 홍차로 티타임을 즐길 때의 그 'Tea'일 수도 있습니다.
올드트래포드에서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레플리카 'T셔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런던에서 택시를 타고 무작정 'T'라고 행선지를 밝히면 아마, 상당수는 별 말없이 런던의 젖줄로 향할 듯 한데요.
바로 오늘 소개할 '템스(Thames) 강'입니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큰 '티'가 아닐까요?
예로부터 템스 강은 간단하게 '티'로 표시됐답니다. 옥스퍼드와 햄프턴궁전을 거쳐 런던 타워와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런던 주요 관광지를 끼고 흐르는 이 346km 길이의 강은, 영국의 역사 뿐 아니라 세계사에서도 상징적인 강이죠. 산업혁명이 일어난 런던의 자랑이니까요. 아울러 런던 시민들이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경의를 표하는 강이기도 합니다.
템스 강은 산업혁명을 잉태하는 대신 자신의 생명을 내어줬습니다. 런던 올림픽 성화 봉송 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이 강은 산업혁명 이후 한 때 '생물학적 사망' 선고까지 받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된 바 있답니다. 문명의 이기와 지구 환경의 명암을 그대로 드리운 대표적인 강이죠.
산업혁명 후 지난 150년간 영국인들은 죽음의 강이 된 템스 강을 보며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런던 포그'에서 알 수 있듯 굴뚝 산업과 혁명의 가치는 오염된 런던의 환경조차 자랑스럽고 아름답게 보였을지언정, '죽음의 강'이 된 템스 강 앞에서만큼은 애처로운 시선일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지난 30여 년 전부터 영국 당국에선 템스 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고, 템스 강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1958년만해도 어류가 살 수 없는 강으로 보고되던 템스 강은 점차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더니, 지난 1990년대엔 물개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연어, 청어, 빙어 등 최소 125개 어종이 다시 살고 있답니다. 강의 마스코트 격인 수달은 어느새 개체수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나올 정도라고 하네요.
이제 템스 강의 부활은 강의 수질 개선에 있어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강이 살아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뻐하는 런던 시민들의 모습은 그 간 템스 강에 대해 이들이 얼마나 고마워하면서도 또 미안해했고, 진정 맑은 강, 건강한 '티'를 고대했던 것인지 엿보게 합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에도 영국은 친환경적인 경기장과 시설 준비로 주목받은 바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수질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한 번 건강을 잃은 강이 얼마나 오랜 시간과 노력을 거쳐야만 다시 회복되는지 세상 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뼈저리게 느꼈을 그들은 이제 세계 대도시의 강 중 가장 깨끗한 강으로 돌아온 템스 강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겁니다.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템스 강, 이젠 환경 수복과 교훈의 성지로 거듭났습니다. 런던 시민들도 기꺼이 수돗물을 믿고 마실 정도가 됐었지요. 성격을 달리하며 2세기 사이에 두 번 일어난 '템스강의 기적'에 이제 런던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뜻 깊은 티를 마시게 됐습니다. '티'에서 길어와 '티'를 끓이는 그 낭만이 세상 모든 강에서 재연되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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