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관련 세계적 신화14탄_물귀신 흰둥개와 가릿뱅디
물과 함께 흘러 온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발자국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오늘도 물과 관련한 세계적인 신화에 대해 살펴볼 텐데요. 오늘은 ‘물귀신 흰둥개와 가릿뱅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제목만 봐서는 도저히 무슨 내용인지 파악이 안 되시죠? ㅎㅎ 자, 그럼 방울이만 따라오세요~
제주도 구좌면의 작은 마을, 남쪽 약 6km쯤 되는 곳에 드넓은 평지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여기를 ‘가릿뱅디’라고 불렀습니다. 이곳은 본디 생수가 콸콸 흐르는 좋은 논밭이었으며 이 주변에 장서방이란 사람이 마소를 키우며 살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날부터 마소가 한 마리씩 사라지는 게 아니겠어요? 병들어 죽은 것도 아니고 누가 훔쳐간 것도 아닌 것이 정말 수상했지요. 장서방은 원인을 알아내려고 밤을 새워 망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기를 며칠째, 자정이 넘어 사위가 고요한데 문득 무슨 기척이 나는 듯싶었어요. 장서방이 조용히 밖으로 나가자 논 가운데서 흰 개 한 마리가 불쑥 나오더니 곧장 마소떼로 달려가서 소 한 마리를 거뜬히 물고는 다시 논으로 들어가 버리는 광경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장서방은 비로소 마소가 없어지는 이유를 알았어요.
“내 저놈의 흰둥개를 잡고야 말리라!” 마침 동네에는 소문난 사냥꾼이 있었고, 그 사냥꾼은 활쏘기의 명수였습니다. 그가 화살을 쏘기만 하면 백발백중한다고들 했죠. 장서방은 그 사냥꾼을 찾아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흰둥개를 잡아달라고 부탁했어요.
사냥꾼과 장서방은 논두렁에서 밤을 새며 다시 흰둥개가 나타나길 기다렸습니다.
사냥꾼은 흰둥개가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쏠 심산으로 활에 살을 댄 채로 대기하고 있었지요. 그러기를 또 며칠, 어느 날 밤 자정이 훨씬 넘었는데 한 줄기 바람이 불현 듯 스쳐 불었습니다. 순간 모공이 송연해지면서 마음이 떨렸죠. 그 때였습니다! 논 한가운데서 흰둥개가 나오더니 소가 있는 곳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어요. 사냥꾼은 얼른 화살을 쏘았지만 화살은 그만 빗나가 흰둥개를 명중시키지 못했어요.
"아뿔싸!" 사냥꾼이 소릴 지르며 쏜살같이 도망치는 흰둥개를 쫓았습니다. 흰둥개는 벌판을 가로질러 김녕리쪽으로 내닫더니 입산봉으로 들어가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어요.. 사냥꾼과 장서방은 입산봉을 뒤질만큼 뒤졌으나 흰둥개는 그림자조차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가릿뱅디의 논에서 삽시에 물이 말라버렸습니다. 지금까지 물이 찰박거리던 드넓은 논은 사라지고 그만 허허벌판으로 변모해버렸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은 김녕리 입산봉에 난데없이 샘물이 퐁퐁 솟아나기 시작한 것! 물은 철철 흘러 그 주변의 밭에 흘러들어 논을 이루었습니다. 가릿뱅디 샘물이 김녕리 입산봉으로 옯겨 가 흐른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바로 흰둥개는 가릿뱅디 논의 물귀신이었다는 것이죠.
현재 이곳을 가리켜 후세 사람들은 물이 말라버린 논이 변하여 벌판이 되었다고 '가물뱅디'라 불렀는데, 차차 세월이 흐르면서 음이 변하여 '가릿뱅디'라고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제주도의 작은 마을 속 논의 이름 하나에도 이렇게 재미있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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