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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물에 음악과 조명을 덧대어 감동을 전하는, 음악분수 연출자 정선영

 

 

물에 음악과 조명을 덧대어 감동을 전하는, 음악분수 연출자 정선영

 

반복되는 일상을 깨우며 스위치가 켜지듯 음악이 울려 퍼지고 분수가 하늘을 향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냅니다. 사람들은 일제히 “와!” 하고 탄성을 지르며 분수 근처로 다가서지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듯 사람들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즐거움이 충만합니다. 꼬마들은 기어이 물줄기 아래로 숨어서는 까르르 웃음을 날리고요.

 

언제 들어도 흥겹고 울림이 있는 명곡, 그에 맞춰 이리저리 춤추는 물줄기는 행복을 부르는 마법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찌는 듯한 한여름 태양에 더욱 반짝거리는 물방울은 추억을 남기고, 저녁 어스름에 오색찬란한 빛으로 물든 물줄기는 낭만을 전합니다.  환호하는 이들을 보며 오늘도 행복하고 뿌듯한 이가 바로 음악 분수 연출자 정선영 씨. 그는 음악이 흐르는 분수 쇼로 사람들에게 낭만을 전하는 마법사이자 한여름에 더욱 반가운 선물을 건네는 산타클로스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정선영, 음악분수연출자

 

 

분수를 ‘작품’으로 만드는 음악 분수 연출자

 

분수는 원래 물을 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고인 물을 지속적으로  순환시켜 썩는 것을 방지하는 분수가 점차 다양한 모양의 물줄기와 화려한 조명,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어우러지며 종합예술로 거듭났습니다. 분수를 종합예술로 승화하는 이가 바로 음악 분수 연출자인데, 플러스파운틴에 소속된 정선영 씨는 이 분야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어요. 성악을 전공한 그는 8년 전, 우연한 기회에 플러스파운틴에 입사하면서 음악 분수 연출자 길로 들어섰습니다.

 

플러스파운틴은 조경 설계와 조경 시설물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2012년 여수엑스포 빅-오(Big-O) 분수를 비롯해 영천 금호강 영상 음악 분수, 어린이대공원 음악 분수, 대전 목척교 음악 분수, 순천 조례호 영상 음악 분수, 정읍 내장산 워터파크 영상 음악 분수 등 최근 5년간 국내 음악 분수의 60% 이상을 시공한 업체랍니다.

 

 

여수엑스포 빅-오 분수쇼, 빅-오, 여수엑스포 분수

[여수엑스포 빅-오 분수쇼]

 

 

“음악을 전공했지만 분수 시스템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어요. 처음부터 현장에서 하나하나 부딪치면서 배우고 터득해야 했죠. 그때만 해도 음악 분수 연출자가 국내에 몇 안 될 만큼 생소한 분야였거든요. 음악 분수 연출자는 음악은 물론 설계, 조명, 전기, 기계, 컴퓨터 등을 모두 이해하고 조율하는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 길을 걷는 것이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개척자로서 뿌둣하고 일에 대한 자긍심도 커요”라고 정선영 씨는 자랑스레 말합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분수쇼, 어린이대공원 분수

[서울 어린이대공원 분수쇼]

 

 

▮ 물에 음악을 입히고 조명을 덧대다

 

예전에 비해 음악 분수 연출자가 많이 배출됐지만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직업인데요. 분수에서 연출하는 물줄기 형태와 움직임은 제어 시스템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합니다. 음악의 마디마다 물줄기 높이와 분출 속도 등을 달리하고 조명의 색에도 변화를 줘야 해요. 예를 들어, 음악이 느려지는 부분에서는 은은한 조명과 낮은 물 높이로 물줄기를 표현하고요. 반대로 클라이맥스 부분은 모든 노즐에서 물줄기가 강하고 높게 솟구치며 조명도 화려하고 강렬하게 나타내야 합니다.

 

그러나 이를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연출하는 것은 기계가 아닌 사람입니다. 음악 분수 연출자에게 리듬감과 균형미, 색채감각 등 예술 감각과 창의적 아이디어는 필수! 정선영 씨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서울 어린이대공원 음악 분수의 디렉터로서 30분간 펼치는 음악 분수 쇼를 위해 매번 다양한 시도로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나의 분수 작업을 위해 먼저 곡 선정과 그 곡에 맞는 디자인을 정합니다. 곡을 정한 후 컴퓨터로 작업하는데,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부분입니다. 분수와 함께 동원하는 조명 등도 총체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데, 이는 밤에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집중력이 더 많이 요구되죠. 이렇게 기획부터 연출 단계까지 한 곡에 맞춰 분수를 만드는 시간은 ‘질’에 따라 달라져요. 같은 곡이라도 하루에 만들 수 있는 게 있는 반면, 일주일이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음악 분수 연출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분수 시설이 있는 현장에서 일합니다. 분수는 규모나 설비가 모두 다르고, 설비 시설마다 들어가 있는 펌프, 기계, 전기 시설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보며 시험해야 훨씬 현장감 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요. 펌프를 몇 개 설치했는지, 어떤 노즐로 구성했는지, 조명이나 전기 시설 구성은 어떤지 등을 꼼꼼히 파악한 다음, 분수를 찾는 사람들과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 연출방법을 구상하는 것이 음악 분수 연출자가 하는 일이라며 정선영 씨는 설명했답니다.

 

 

금호강 둔치 분수쇼, 금호강 분수

[금호강 둔치 분수쇼]

 

 

▮ 음악 분수로 모두의 행복을 꿈꾸다

 

요즘 들어 분수는 휴식 공간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조경 공간에 생동감을 주며 더운 날씨에 주변 온도를 낮추거나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등 다양한 기능으로 점점 수요가 늘고 있지요. 특히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시민에게 볼거리와 휴식을 제공하고 관광자원을 개발하려는 시도로 음악 분수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정선영 씨 또한 정읍, 순천, 영천 등 여러 곳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음악 분수를 알려 색다른 즐거움을 전하고 있어요.

 

갈수록 다양해지는 노즐과 조명을 익히거나 늘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하는 등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피아노 분수, 바닥 분수, 코인 뮤직 분수, 동전 바구니 분수, 프러포즈 분수 등에 이어 새로운 음악 분수를 창조하는 것도 그의 몫입니다.

 

 

정선영, 음악분수연출자

 

 

“음악 분수는 눈을 즐겁게 하는 물과 조명, 귀를 매혹하는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마법이죠. 그들이 환호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이제 시작된 분수의 계절, 모든 이가 음악 분수로 한동안이나마 시름과 고민을 잊고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환하게 웃는 정선영 씨 뒤로 쇼팽의 선율에 따라 춤추는 분수 물줄기 또한 힘찬 응원을 보내더군요.

 

* 자료 출처 - K-water 웹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