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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The Romantic 평창 Part 1

 

 

 

The Romantic 평창

 

 

깊어지는 가을, 이 계절을 더 로맨틱하게 즐기는 방법이 평창에 있다.

 

글 전수희 / 사진 홍상돈

 

, 느리게 잔잔히 흐르다

 

 

느릿느릿, 하지만 평창의 대지를 풍요롭게 적시는 평창강은 평창의 젖줄이자 삶, 그 자체다.

 

백두대간의 중심축을 이루는 깊고 깊은 오대산 자락에서 샘솟는 평창강. 평창의 이름을 고스란히 간직한 평창강은 굴곡진 물길을 따라 평창읍 시가지를 관통하고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인 장암산 활공장에 오르면 산 높고 골 깊은 평창의 모양새와 평창강의 흐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첩첩이 에워싼 울창한 산봉우리 아래 추수를 기다리며 익어가는 들녘과 그 곁을 유유히 흐르는 물길이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하늘 아래 평창강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장암산 활공장은 가을에 상승기류가 좋아 패러글라이딩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패러글라이더의 비행이 시작되면 더없이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된다. 강변을 따라 아름드리 금강송 숲 사이로 길게 놓인 데크를 걸으면 평창강의 운치를 가깝게 즐길 수 있다. 왕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완만한 코스라 누구라도 부담없이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솔가지를 얹고 흙으로 다져 만든

흥정천의 섶다리.

봉평 이효석 문화마을에 놓여 있다.

장암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내려다본

평창. 평창강이 굽이쳐 흐르는 절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 몽글몽글 메밀꽃 필 무렵

 

 

 

9월 중순 즈음, 가을의 시작과 함께 봉평 지천에 메밀꽃이 흐드러진다.

 

평창의 가을은 메밀꽃 필 무렵 시작된다. 때늦은 초록 사이로 아스라한 안개처럼 메밀꽃이 흐드러지면 평소 적막하리만큼 고요한 산골 마을에 떠들썩한 잔치가 한바탕 벌어진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 마을이었던 봉평면에서는 9월 초부터 중순까지 효석 문화제가 열린다. 매년 축제 기간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이름난 축제 중 하나다. 계절이 좀 더 무르익는 10월에는 소설 속 이야기 따라 장돌뱅이의 길을 걸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봉평장에서 대화장까지 허생원과 조선달, 동이가 지났던 바로 그 길이다. 매달 2일과 7일이면 아직도 이곳에 오일장이 서는데, 여전히 투박하고 촌스러운 시끌벅적 시골 장터 구경도 놓치지 말자.

 

아지자기한 소품이 포토제닉한

허브나라농원은 유럽의 어느 정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폐교되기 전에는 운동장으로 쓰였을

무이예술관 앞마당.

지금은 조각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메밀 말고도 가을의 봉평은 꽃이 지천이다. 길목마다 하늘하늘한 코스모스가 흩날리고 토종 야생화인 연보랏빛 벌개미취도 곳곳에 가득 핀다. 본격적으로 그윽한 가을꽃의 정취를 만끽하려면 허브나라농원이 있다. 물 맑은 흥정천 계곡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데, 유럽풍 건축물 사이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소담스러운 멋이 흐른다. 지역의 예술인들이 폐교에 모여 조성한 평창 무이예술관에서는 그림으로 메밀꽃밭을 만날 수 있다. 30여 년간 메밀꽃 그림을 그려온 정연서 화백의 생생한 메밀꽃밭 작품 앞에 서면 그윽한 꽃향기가 가슴 가득 퍼지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출처 : K-water 10월호 사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