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은 살아 있다
- 첫번째 이야기 -
춘천에 놀러 가면 종점이 소양강댐인 버스를 보고 낭만적 기분이 들곤 했다.
비 오는 날 양구에선 강무 속 평화의 댐을 보고 감탄했다.
댐에 대해, 좀 더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글 김일아 / 사진 홍상돈, K-water
전라북도 지역 물 공급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있는 금강 상류의 용담댐
댐이다 댐!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를 거야. 물안개가 얼마나 눈부신지. 하늘 아랠 다 덮어 버리는 그 소린 또 어떻고.” 지인 중 한 명은 여름이면 수문 열리는 소식을 기다렸다 장맛비를 뚫고 댐으로 차를 몰곤 했다. 굳게 닫혔던 수문이 열리고 물이 콰악콰악 하고 쏟아져 내리는 모습은 말론 설명하기 힘든 장관이라며 감격에 젖기도 하면서. 그러고 보니 댐을 위한 여행을 해본 적이 있던가. 목적지에 닿기 위해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르거나 전망대를 올랐던 정도가 전부, 댐이란 걸 가까이서 본 기억이 없다. 댐은 언제부터 왜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걸까.
좀 더 알아볼 요량으로 검색엔진에 ‘댐’이라 넣어본다. 댐은 생각보다 종류가 많았다.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재료에 따라, 설계 구조 및 형태와 높낮이에 따라서도 분류된다. 먼저 댐이라고 모두 같은 댐이 아니다. 용도에 따라 저수댐, 취수댐, 지체댐으로 나뉜다. 우리가 아는 많은 댐은 대부분 저수댐이다. 비가 많이 내려 강 수위가 올라가면 수문을 닫아 강 상류 쪽에 물을 가두어 홍수에 대비하는 댐이다. 이때 저장된 물은 생활 및 공업용수, 농업용수, 환경개선용수로 활용하고 낙차를 이용해 수력발전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한다. 소양강이나 섬진강 다목적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저수댐에서 한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면 단일 목적 댐, 두 가지 이상의 용도로 만들어진 것은 다목적댐이라 부른다. 단일 목적이 필요한 곳으로 물을 보내기 위해 건설하는 댐이 취수댐이며, 지체댐은 홍수 시 불어난 당의 유량을 저류하여 홍수 유출을 지체시켜 홍수로 인한 피해를 경감하기 위해 건설하는 댐이다.
댐을 만드는 재료도 흥미롭다. ‘댐’ 하면 콘크리트로 된 우람한 댐이 생각나는데 구성 재료에 따라 필(흙, 암석) 댐, 콘크리트 댐이 있다. 그 밖에도 수위 조절 등 유량을 제어하는 방법이나 역학적 구조, 높이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종류가 나뉜다.
한반도의 중심부를 꿰뚫는 남한강 수계에 건설된 대한민국 최대의 콘크리트 중력식 충주댐.
혁신은 애플에만?
창고에서 피어난 혁신의 사과는 세상을 분명 바꾸었다. 스티브 잡스는 21세기 가장 위대한 발명가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 시대 가장 위대한 물건은 정말 기계뿐일까, 과연? 현란한 기술적 진보에 우리가 잊은 건 인류의 일대기를 써온 역사적 발명품일지도 모른다. 물 부족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아이폰의 사용 설명서를 읽는 시간을 쪼개, 세계사를 뒤 바꾼 혁신적 발명품 ‘댐’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규모마저 속도에 밀렸지만 이것 하나는 기억해야 할 듯싶다. 댐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가장 큰 규모이고, 그래서 관리와 개발에 운명을 걸어야 하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댐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인간의 문명과 함께 그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의 댐은 이집트인들이 강줄기를 막으면서 생겼다고 한다. 까마득한 기원전 2800년경 일이다. 계곡을 가로질러 흙과 돌을 이용해 높이 11m, 길이 106m에 달하는 댐을 만들었지만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로마인들은 콘크리트에 대한 지식 덕분에 더 성공할 수 있었고 1세기에 최초의 원형 댐이 프랑스에 건설되었다. 유지와 진화의 오랜 세월을 거쳐 용수공급에서 홍수 조절 등으로 응용 범위도 확대되고, 19세기 후반에는 처음으로 콘크리트댐이 건설된다. 미국 뉴욕의 중력댐과 호주 퀸즐랜드의 아치댐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 최대의 댐은 2006년 중국에 지어졌다. 착공한 지 12년 만이었다. 양쯔 강에 걸쳐 있는 싼샤 댐은 양쯔 강의 범람을 제어하고 수백 만 명에게 수력발전을 제공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총 390억 톤이란 가늠할 수 없는 수치의 물은 일본 전체 담수량과 비슷하고, 27억 톤인 국내 최대 소양호 저수량의 13배라고 한다.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공사다. 인간을 위한 인간의 댐은 이 시간에도 관리되고, 지어지고 있다.
출처 : K-water 뉴스레터 5월호 발췌
'유익한 수다 > 워터카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화] 물 자원의 새 역사, K-water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0) | 2013.06.07 |
---|---|
댐은 살아있다! - 두번째 이야기 (0) | 2013.06.02 |
내가 바로 K-water의 얼굴! (0) | 2013.05.31 |
물과 지구 2] 물과 더불어 흐르는 행복한 시간 (0) | 2013.05.31 |
강 이야기를 웹툰에 담아라! 강 문화관 이야기 웹툰 공모전 (0) | 2013.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