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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워터카페

신도시사용법, 하천 - 2

 

 

 

물로 통하다

도시사용법, 하천 - 2

 

어디에나 흐른다. 크고 또 작다.

하천은 물길을 따라 흐르는 물을 말한다.

그러니까 개울이나 내, 개천과 강, 우리가 아는 모든 물길이 하천이다.

 

 

글 김일아 / 사진 홍상돈, K-water

 

 

 

 

 

물이 사람에게


하천을 알아가자니 현대인의 미숙한 자연관에 새삼 놀란다. 인간과 함께 흐르는 물, 하천. 자연은 늘 우리에게 말을 걸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자연에 대해 일부만 알고 있으며 또한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우리 곁에 있는 하천 바로 알기.

 

 

하천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영어로는 river, 강을 뜻하는 한 단어로 표현되지만 하천은 강과 시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하천은 땅의 표면에서 대체로 일정한 물길을 가지고 흐르는 물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보통 물이 많은 하천을 강(江), 물이 적은 하천을 천(川)이라 구분한다. 지표면에 내린 비나 눈의 일부는 지표면이나 바다 등의 수면에서 증발하고 일부는 식물을 통해 대기 중으로 되돌아가며 일부는 지하수가 된다. 그 나머지는 표류하는 물이 되어 항상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데, 자연 그 흐름의 길이 생기게 된다. 이 흐르는 물의 통로가 되는 좁고 긴 오목한 땅을 하도(河道) 라 하고, 이곳에서의 물의 흐름을 하류(河流) 라고 한다. 그리고 이 하도와 하류를 합쳐 하천이라 부른다. 즉, 물의 통로와 물의 흐름을 합쳐 부르는 말이 하천이다.

 

청계천과 한강, 뭐가 다를까


하천은 나무와 마찬가지로 줄기와 가지에 해당하는 흐름이 있다. 줄기에 해당하는 큰 물줄기가 본류이며, 가지에 해당하는 작은 물줄기를 지류라고 한다. 서울을 보면 한강에 청계천, 중랑천, 안양천 등의 작은 지류가 흘러드는 셈이다. 하천에서 중요한 것은 흐르는 물의 양이다. 큰 하천을 강, 작은 하천을 천으로 구분하는 것도 유량의 많고 적음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 구분에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천보다 작은 강도 있다. 예를 들어 만경강과 동진강은 강으로 불리지만 안성천이나 삽교천보다 작다. 또한 큰 하천에는 강으로 불리는 지류가 많은 편이다. 한강에는 북한강, 남한강, 소양강, 홍천강, 섬강이 있고, 낙동강에는 밀양강, 남강, 황강, 금호강 등의 지류가 있다.

 

하천에도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 하천은 중요성에 따라 나뉜다. 국토 보전상 또는 국민경제상 중요한 하천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관리하는 국가하천과 지방의 공공 이해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관할구역의 시·도 지사가 관리하는 지방 하천으로 구분한다. 국가하천은 62개(유로 연장 2,997.85km), 지방 하천은 3,771개(유로 연장 26,850.73km)가 있다. 중랑천의 경우 경기도에 속한 중랑천은 지방 하천으로 분류되지만, 서울특별시에 접어들면 국가하천으로 등급이 바뀐다.


하천은 인류 문명이 탄생한 근원이자 생명이 유지되는 수자원의 보고다. 야생동물의 서식지이고 지구환경 보전에 좋은 역할을 수행하는 자연 공간이다. 하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일은 국가적으로도 꽤나 중요한 일이어서 하천 생태계 보전이나 복원 체제 구축, 도시 생태 하천 조성, 친환경적 하천 정비 기법 개발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K-water 등이 생태, 역사, 복원, 경관, 문화, 친수 등 다양한 테마를 두어 한국의 하천을 지키고 알리고 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 영산강, 안성천, 삽교천, 만경강, 형산강, 동진강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10대 하천이다.

 

 

 

 

 

 

 

물을 대하는 태도


물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물 없이 숨쉴 수 있는 자연도 없다. 과학·산업의 발달 역시 수자원을 제외하고 이룰 수 없다. 전 세계에 물이 부족하다는 것쯤은 이제 어린아이들도 아는 상식이 되었다. 물 부족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에 대해 유독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우리나라의 정서는 지형, 기후적인 자연조건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은 온대몬순기후다. 연 강수량의 2/3가 6, 7, 8 월 여름철 3 개월에 집중되어 있어 장마철에는 하천이 흘러넘쳐 수해와 홍수가 자주 일어나는 반면 가뭄이 심할 때에는 유량이 극도로 줄어 모내기가 어려워진다. 산이 많은 지형 특성상 하천의 유역 면적이 작고 흐르는 물길의 연장이 짧으며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 수자원 개발 및 관리에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는 하천 환경을 더욱 쉽지 않게 만들었다. 물은 많지만 사용할 수 있는 물의 범위는 부족한 것이 대한민국의 물 부족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차원 물 자원 관리 사업은 댐과 도심 하천 정비로 이루어졌다. 1960년대 후반부터 전국적으로 건설된 대규모 다목적댐은 홍수를 막고, 하천 생태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다.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하도에 흐르는 물의 소통 능력을 키우고 가뭄에 대비한 용수를 저장하고 바닥에 퇴적된 오염원을 제거하여 생태계를 보호하며 시민들에게는 친수 활동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해를 거듭할수록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인 안전과 시설, 환경을 정비한 대한민국의 하천은 이제 문화와 휴식, 치유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누구든 쉽게 닿을 수 있는 친숙한 장소로서 물길은 다시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물은 우리 삶의 질을 한층 더 풍부하게 해주는 고마운 자연이다. 이쯤에서 한 번쯤은 생각해볼 일이다. 물 부족과 수자원 보호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주 파괴와 오염을 통해 위험과 경고, 경각심을 부각하는 태도를 취하곤 한다. 그러나 더 효과적인 방법은 따로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한 번 더 보고, 직접 느끼는 일. 물을 보호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긍정적인 접근 방식이다. 기성 세대에게 왠지 두려웠던 존재인 물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존엄한 자연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바른 교육을 통해 자연을 접한 아이는 물을 아끼는 것이 곧 강을 사랑하는 일임을 몸으로 안다. 즐기는 것은 어쩌면 철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