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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바다를 한 번도 못 본 시한부 남자들의 천국 두드리기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바다를 한 번도 못 본 시한부 남자들의 천국 두드리기

  


바다를 태어나 한 번도 못 본 두 남자가 있습니다. 뇌종양과 골수암 말기로 한 달 후면 죽을 것이란 사망 선고를 받고 같은 병실에 입원한 두 사람, 그러나 이렇게 병원에서 소중한 삶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바다에 대해선 엄마에게 들은 것밖에 없지만 뭔가 근사하다고 느꼈다는 루디, 바다에 대해 아는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실은 그림으로만 봤던 마틴. 지구에서 가장 큰물의 세계가 삶의 남겨진 시간에서 열망이 됩니다.





이들은 정말로 생애 마지막 여행으로 스포츠카를 훔쳐 목적지인 바다로 떠납니다. 어찌 된 일인지 정말 신께서 이들에게 선물이라도 내린 건지 차 안엔 100만 마르크의 두둑한 노잣돈까지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대로는 영화가 되지 않죠. 사실 그 차는 갱단의 것이었고, 두목한테 가야할 돈을 이들은 멋모르고 씁니다. 일이 꼬이다 못해 나중엔 경찰과 갱단 모두의 추격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위태로운 두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들은 바다에 대한 열망, 삶에 있어 마지막으로 남은 목적과 희망을 안고 바다 근처까지 갑니다. 이들에게 바다는 죽음을 맞이할 장소이며, 또 천국의 문입니다. 천국을 두드리러 떠나는 두 사람은 평소 하고 싶던 소원을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갱단에게 붙들리죠. 


권총 앞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는 두 사람, 그때 갱단 두목이 나타나 이들에게 말합니다. 


“바다를 한 번도 못 봤다고? 그럼 내 눈앞에서 당장 사라져 버려. 30초 후엔 정말로 잡으러 갈 테니까.”


로맨티스트였던 두목은 부리나케 달아나는 두 사람을 보며 독백합니다. “그곳은 천국이지. 생명이 탄생하는 곳이야라고. 




드디어 바다에 도착한 두 사람 앞에 눈에 한 번도 보지 못한 거대한 물의 세계가 있습니다. 구름과 하늘의 그것과는 또 다른 흰 물살과 푸른 세상이 내는 파도소리는 거대한 노킹 소리 자체입니다. 두 사람은 모래사장에 앉아 술병을 주고받으며 처음 마주한 세상, 곧 들어갈 천국의 문을 아무 말 없이 감상합니다. 곧 한 명이 먼저 노크한 후 떠나가고, 남은 한 명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죠. 


누군가가 ‘오로라’를 보러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선 그렇게 거대한 자연을 볼 수 없다면서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바다가 영화 속 두 사람에겐 우리나라의 해운대 해수욕장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경이롭고 훌륭한 장소 아니었을까요. 죽어도 좋을 만큼요.





지구 표면적의 70%를 덮은 소금물의 바다. 13억 7천만km3에 이르는 양의 물을 담은 세상. 지구 최초의 생명이 탄생했고 인류가 정복 못 한 가장 무서운 곳이기도 한 바다. 이곳에서 이들은 생명의 불꽃을 거두지만요, 또 천국이라는 다음 세상을 물길로서 열어줍니다. 땅에서 나고 자란 인간이 한 번도 가 본 적 없던 물의 세계를 동경해 마지막 행선지로 삼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사실 인간은 지구를 넘어 하늘도 너머 우주까지 개척하고 싶어 하지만 정작 발 담글 수 있는 바다에 대해서도 여전히 무지합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에겐 두려움이 아닌 천국으로의 여정으로 삼았습니다. 인도유럽어에선 바다와 어머니의 표현 단어가 비슷하다고 하니 모든 것의 출발이자 돌아갈 곳이라는 해석은 늘 인간에게 있었나 봅니다. 다음번엔 더 재미있는 영화를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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