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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수다/건강한 물 이야기

피서 밀양 - Part 1

 

피서 밀양

 

계곡과 강, 호수와 연못,

발길 닿는 곳마다 시원한 물길이 더위를 식혀주는

밀양으로의 피서.

 

글 전수희 / 사진 홍상돈

 

 

 


한여름 고드름 어는 첩첩 계곡

 

나무와 풀, 덩굴이 한데 엉켜 꽉 들어찬 재약산 중턱의 깊은 골짜기. 한여름에도 계곡물이 얼어붙을 정도로 기온이 서늘해 사람들은 이곳을 얼음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물길을 따라 산을 오르다 보면 순간순간 휩쓸고 지나가는 냉랭한 맞바람이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오싹하게 식힐 정도. 찬기가 스민 바위에 걸터앉아 시린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글라치면 으스스한 기운이 온몸의 솜털을 곧추세울 판이다. 얼음골이라고 도처에 얼음이 얼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맺혀 있는 결빙지는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되어 철책에 둘러 있다. 더위가 심할수록 얼음이 더 많이 언다는데, 계곡 틈새로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을 가까이서 볼 순 없지만 한여름 찌는 듯한 폭염을 피해 더위를 식힐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신비로운 경험이 된다. 천황사 오른쪽 길로 올라 결빙지를 들렀다 가마불협곡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얼음골의 정석.


또 하나, 얼음골 주차장에서 차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시례호박소도 밀양의 계곡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방자전>에서 춘향이가 꽃신을 빠뜨렸던 바로 그 장소. 우묵주묵한 너럭바위 위를 흐르던 세찬 계곡물이 함지박처럼 둥글넓적한 깊은 못에 잠시 괴었다 다시 흘러간다. 거친 기암절벽이 산을 이루는 얼음골과는 또 다른 운치가 있는 넉넉한 계곡과 만날 수 있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길목의 고즈넉한 풍경, 망향정과 배내골 사이의 밀양 호반 드라이브 코스.


굽잇길 따라 즐기는 산속 호수

 

밀양댐에서 시작해 배내골 사거리까지, 산허리를 굽이도는 길을 내 달리며 호젓한 호수를 누비는 드라이브 코스다. 불쑥 솟아오른 금오산과 향로봉 사이, 밀양호는 기이한 형상의 바위와 울울창창한 숲, 겹겹이 물결을 이루는 영남 알프스 풍경 속에 내밀하게 안겨 있다. 그 절경을 즐기는 방법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드라이브를 하거나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거나 걷거나. 무엇을 어떻게 하든 길은 딱 하나, 모두 같다. 특히 오르막과 내리막의 굴곡진 경사가 심한 편이라 라이더들이 꼭 한 번은 가고 싶은, 언젠가는 정복해야 할 최고의 코스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주변으로 인가나 음식점이 그 운치를 해치지 않으니 오롯한 자연을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다.


 

 Information

밀양의 맛, 돼지국밥

 

농사일에 지친 이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밀양의 토속 음식 돼지국밥. 돼지 뼈를 고아낸 우윳빛 육수에 밥을 말고 머릿고기를 넣은 다음 채 썬 묵은지와 부추무침, 알싸한 방아 잎을 얹어 저어 먹는다.

 

여기서 포인트는 토렴. 한 번 식혀 굳은 머릿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밥과 함께 뚝배기에 담은 뒤 더운 육수를 서너 번 부었다가 따라내 덥히는 것이 바로 토렴이다.

 

뚝배기째 데우다 보면 밥알이 퉁퉁 불기 마련인데, 토렴 덕에 밥알은 탱글탱글 살아 있고 머릿고기는 식감이 부드러운 밀양식 돼지국밥을 맛볼 수 있다.

 

출처 : K-water 사보 7월호 발췌